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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걷지도 못했던 목·허리 협착증 환자... 양방향내시경 수술 그후 24.05.29 10:46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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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지도 못했던 목·허리 협착증 환자... 양방향내시경 수술 그후
제주도에서 내원한 한 환자 얘기로 시작해 본다. 50대 여성이었는데 3~4년 동안 다리에 힘이 없어 휠체어, 목발을 사용하며 지내왔다고 한다. 환자는 그간 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아왔고, 여전히 호전이 안 되어 내가 몸담은 병원의 정형외과 진료(발목, 어깨)를 예약하여 내원했다고 한다. 진료 후 해당과의 협진 요청으로 신경외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당시에 환자는 말할 힘도, 걸을 힘도 없이 통증에 매우 지친 상태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이미 정형외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추적 질문을 해야 했다. 환자는 허리를 굽혔을 때 심한 통증, 왼쪽 골반 통증, 양쪽 발목통증, 오른쪽 팔을 들어올리기 힘듦을 호소했다. 여러 양상으로 보았을 때 발목과 어깨 통증은 허리와 연관성이 가장 높아 보였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하지위약감(다리 당김, 보행장애)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어, 의심되는 척추와 수두증(뇌에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에 대해 정밀검사와 대학병원 신경과 협진을 동시에 진행했다. 다행히도 대학병원에서 받은 회신서에는 ‘수두증 가능성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MRI검사 결과 허리는 척추관협착증이 있고, 요추 신경근의 유착이 의심되었다. 목은 경추디스크에 의한 경추 추간공협착증도 함께 진단되었다. 즉, 목디스크에 의한 협착증, 허리 협착증으로 정형외과 수술보다 신경외과 수술이 시급했다.
환자의 발목통증을 먼저 해결하기 위해, 요추 후궁절제술과 유착제거술 및 신경감압술을 먼저 했다. 그로부터 3일 후 경추 추간공 확장술 및 신경감압술 치료를 시행했다. 또, 환자의 수술 전·후 컨디션도 중요하므로 모두 양방향내시경으로 최소절개 후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확인하며 수술했다.
수술 후 환자는 허리와 어깨 통증이 즉각적으로 호전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발목통증도 완화되었다. 하지만 하지위약감과 상지위약감(팔이 올라가지 않는 현상)은 지속하여 퇴원 후 집 근처에서 재활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도왔다.
수술 후 50일째, 환자는 목발 없이 밝은 얼굴로 혼자 걸어서 진료실에 들어왔다. 환자는 “원장님 저 이제 팔도 올라가요!”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필자도 수술한 의사로서 드라마틱한 회복 결과에 놀라웠다.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정말 보람된 순간이었다. 현재는 환자의 삶이 180도 바뀌어 보통의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앞서 환자의 사례로 척추건강이 얼마나 우리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머리부터 골반까지 이어지는 척추뼈 주변에는 여러 신경과 혈관이 지나기 때문에 척추뼈 건강은 전신 건강과도 직결된다.
한 번 틀어진 척추는 원래대로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디스크·협착증은 처음에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점점 심해져 통증이 만성화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건강한 나의 목, 허리 척추건강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쉽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잘못된 자세 습관(오랜 시간 앉아있는 생활, 구부정한 자세, 무거운 물건 들기 등)부터 개선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앞의 환자처럼 ‘병원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의 병의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하고 치료는 물론, 과거 치료법에 정체되지 않고 계속 연구하고 변화하는 병원, 전문 의료진의 협진이 가능한 병원, 수술 시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병원인지 잘 알아보고 선택하여 병원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함을 강조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1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