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서울병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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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로봇인공관절수술, 무통주사 안 맞고도 할만하네요 24.05.03 16: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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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공관절 수술 후 통증은 뼈를 깎는 아픔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취, 진통제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힘들었다. 흔히 말하는 무통주사(자가통증치료법, PCA)로도 통증은 잘 조절되지 않았기에 하루 이틀은 몸져누워 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무릎 재활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어 ‘공포의 다리꺾기’ 등 힘든 재활 치료의 여정으로 가게 되었다.
현재의 인공관절수술 후 통증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무통주사 안 맞고도 할만 하다’ 는 수준까지 도달하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수술 후 통증은 수술로 인해 손상된 조직에서 기인하는 통증과 기존에 오랫동안 있던 관절염에 의한 만성통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해야 했다.
우리 몸의 손상된 조직은 염증반응을 통해 상처치유 및 회복을 유도하지만 과도한 염증반응은 통증신경을 자극하거나 감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염증 반응과 이로 인한 통증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 수술 시에 관절 내 주사치료라는 방법을 적용하게 되었고,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주사의 효과는 약 36~48시간 정도 지속되며 이로 인해 수술 직후 지옥이 아닌 천국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지혈 약물을 기저질환에 따라 전신 혹은 국소적으로 투여하여 수술 부위 출혈을 줄여 이로 인한 붓기, 통증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사전에 환자의 뼈 모양에 맞춘 계획을 수립하고, 연부조직 손상을 줄여서 기존 인공관절보다 조직의 손상 자체를 줄이는 것도 가능해졌다.
오랫동안 관절염을 앓아온 환자에게 있어 만성통증은 수술 후에도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는데 이를 중추신경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라고 한다. 실제로 통증이 생기는 부위의 자극은 적거나 없어졌는데 뇌에서 계속 그 통증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수술 전 통증신경회로를 차단하기 위한 약물을 복용하고, 증상이 심한 환자는 수술 후에도 다른 약제를 추가로 복용하기도 한다. 대개 이러한 통증은 3개월이면 사라지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지내는 3개월과 알고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3개월은 천지 차이다.
최근 5년간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연간 400만 명, 그중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경우가 대략 10만 명에 이른다. 조금 무서운 이야기지만 해외 자료에 따르면 무통주사로 인해 사망에 이를 정도로 큰 위해 사고가 발생하는 빈도가 10만 명 당 3건 정도로 적지 않다. 무통주사에는 강한 마약성 진통제와 소염제가 포함되며, 정맥으로 투여되는 특성 때문에 약효가 즉시 나타나 약제를 섞는 과정, 투약되는 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무통주사의 부작용으로는 치명적이진 않지만, 대표적으로 환자를 괴롭히는 수술 후 구역/구토 반응이 있다. 인공관절의 경우 수술 환자의 대부분이 위험인자를 몇 개씩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무통주사가 더해지면 구역/구토 반응의 발생률은 80%에 육박한다.
필자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통주사를 안 맞고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했고, 흔한 구역/구토 반응 혹은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 위해 사고는 의학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해결 방법은 무통주사를 쓰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은 단순히 몇 줄로 요약할 수 없는 다양한 기전을 가진 약들을 조합하여 환자 개별 맞춤 통증 조절을 하고 있고, 무통주사 없이도 통증이 적어 행복한 것은 물론 안전해졌다. 그래서 수술 후 구역/구토 반응으로 고생하지 않는 환자들과 웃으면서 편하게 재활과정을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작지만 큰 변화들이 인공관절 수술 환자들에게 좀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