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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통증과 소리 유발하는 ‘추벽증후군’, 꼭 제거해야 하나? 21.06.18 10:39 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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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소리 유발하는 '추벽증후군', 꼭 제거해야 하나?
한 방송에서 이상화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평창올림픽 출전 당시 ‘추벽증후군’과 부상이 겹쳐 정신력으로 버텨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 생소한 ‘추벽’은 태어날 때부터 몸에 지니고 있는 무릎 관절 내 얇은 섬유막이다. 성인 무릎의 약 50%에서 보일 정도로 흔하다.
대부분의 추벽은 부드러우며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해한 조직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인해 두껍고 딱딱해지면서 주변부에 문제를 일으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를 ‘병적 추벽’ 또는 ‘추벽증후군’이라고 한다. 추벽증후군은 단순 염좌나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하며, 손상이 심해질수록 무릎이 부어오르며 통증도 심해진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상당한 운동장애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벽이 비후되는 원인은 무릎의 잦은 마찰이나 과도한 하중 등으로 인한 염증이다. 예를 들면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일하거나, 등산 또는 계단 오르내리기를 자주 하거나, 외상을 입은 사람에게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화 선수 같은 경우는 고강도의 훈련이 일상이므로 추벽증후군이 발생할 여지가 높은 것이다.
그러나 추벽증후군은 일반인에게 개념 자체도 생소한데, 실제 발생하는 빈도가 극히 낮기 때문이다. 추벽이 존재한다는 것과 증상이 있는 추벽증후군을 앓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추벽은 MRI 검사로 존재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추벽이 있다고 해서 치료가 필요한 병적 추벽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무릎에 통증이 있는데 추벽까지 있다고 하면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추벽 근처의 통증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 치료로 증상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으며 수술부터 고려해야 할 질환은 아니다. 수술을 결정하게 되는 기준은 언급한 증상과 함께 비후되고 경화된 병적 추벽의 존재 여부다. 추벽증후군의 수술에 대한 여러 논문이 있으나, 아직 충분한 연구와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상적인 무릎 관절 안에서도 소리가 나지만, 추벽이 있다고 진단받은 사람이 통증과 소리가 함께 발생하면 더욱더 추벽의 존재감을 크고 무섭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추벽 제거술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무릎 앞쪽 부위의 통증과 압통의 원인은 추벽이 아닌 경우가 훨씬 많다.
성인 2명 중 1명에게 남아있다는 추벽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우선은 보존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허리와 고관절, 슬관절 부위의 힘줄과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으로 무릎의 통증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추벽증후군을 닮은 통증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SNU서울병원 이상훈 대표원장]
출처 :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9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