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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뼈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 피로골절’ 21.04.29 09:44 3,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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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뼈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 피로골절’
한국인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쓰는 외래어는 아마 ‘스트레스’일 것이다. 스트레스는 내외부의 자극으로 인한 압박을 말하는데, 우리 몸은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뼈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관절염 같은 별다른 질환과 외상이 없었는데도, 심한 훈련이나 반복되는 자극에 의해 뼈 일부분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발생하는 골절을 ‘피로골절’이라 한다. 이는 뼈가 완전히 부러진 골절이 아니라 정밀검사에서나 보이는 가느다란 실금이 간 상태를 말한다. 피로골절이 생기면 걷기만 해도 통증이 발생하며 손상 부위에 염증과 부종이 생길 수 있다.하지 피로골절은 정강이(경골)와 종아리(비골)에 주로 발생하며 드물게는 슬개골에도 발생할 수 있다. 피로골절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반복적인 외부 충격’이다. 특정 동작이 반복되는 운동을 심한 강도로 지속할 때 뼈의 특정 부위에 무리한 충격이 전달될 수 있다. 이 충격이 반복돼 역치를 넘어서면 피로골절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골절과 달리 부러진 자리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심하게 붓지는 않지만 통증은 매우 심하다. 그 때문에 뛰고 걷기가 힘들게 된다. 오랫동안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거나 최근 운동 강도를 많이 증가한 경우, 특히 운동선수에게 잘 발생한다. 군인이 행군한 후에 겪는 경우도 많아 ‘행군골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에 통증이 심해 운동을 중단하고 쉬는데도 체중 부하 시 계속 아프다면 피로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피로골절은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낙숫물이 바위 뚫듯 작은 스트레스가 누적돼 서서히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증상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운동선수의 경우 한번 피로골절이 발생하면 매우 오랜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해서 시즌 활동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피로골절은 뼈 정강이 주위의 뻐근함과 통증을 동반하는데, 제때 휴식을 취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다리를 지속해서 무리하게 사용하면 재발하기 쉽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완전 골절로 진행돼 수술까지 이를 수도 있다.
피로골절은 범위가 작고 골절선이 뚜렷하지 않아 X-Ray(단순방사선) 검사로는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인 골절과 달리 CT 검사에서보다 MRI 검사에서 민감도, 정확도가 더 높다. 피로골절을 진단받았다면 초기에는 찜질과 진통제 등으로 증상 호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염제 사용은 권장하지 않으며 휴식이 절대적이다. 뼈가 온전한 상태로 붙을 때까지 쉬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보조기, 전기자극, 체외충격파, 골다공증 치료제 등을 사용하기도 하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의사의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4~6개월 후에도 완화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수술 치료든 보존 치료든 호전되기 시작하면 서서히 운동의 양과 질을 올릴 수 있으며 회복 기간에 수영이나 사이클링, 수중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피로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무리한 운동으로 몸을 혹사하지 말고,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또한, 콘크리트 도로를 지나치게 오래 달리거나 바닥이 단단한 신발을 신고 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피로골절은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오인할 수 있어 자각하기 어려우므로 운동 후 통증과 부종이 잘 낫지 않는다면 피로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냉찜질하고 휴식을 취하는 등 조기 치료를 열심히 했는데도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겠다.
출처 :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9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