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서울병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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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무지외반증 최소침습 수술로 곧게 편다 21.07.05 10:11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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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무지외반증 최소침습 수술로 곧게 편다
병원 탐방 SNU서울병원 족부전담팀
SNU서울병원 유태욱·이동오 원장, 서상교 대표원장(왼쪽부터)이 출혈·흉터·통증 부담을 덜어주는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법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미세한 구멍 3~5곳 내 휜 뼈 교정
수술 다음 날 걷고, 2~3일 뒤 퇴원
회복 속도 앞당기는 전담팀도 운영
발과 발목을 아우르는 족부는 우리 몸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다수의 뼈와 관절이 있고 종일 체중 부하를 견디면서 보행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관련 증상과 질환이 다양하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발가락에 변형이 생겨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진다. SNU서울병원에선 족부를 비롯한 무릎, 어깨, 척추, 손·손목·팔꿈치 등 대학병원처럼 분야별 전문의가 특화 진료를 펼친다. 특히 환자들 사이에서 족부 질환 치료에 우수한 전문성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급부상했다.
대학병원급 전문성+동네병원 접근성
SNU서울병원은 올해 6월 개원 2주년을 맞아 족부전담팀을 확장 운영한다. SNU서울병원 서상교 대표원장은 “7월부터 이동오 전 서울대병원 진료교수를 초빙하면서 3명의 의료진을 주축으로 한 족부전담팀이 꾸려졌다”며 “대학병원급의 우수한 전문성과 가까운 동네병원의 접근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개원한 지 2년 된 병원이지만 환자의 60% 이상이 타 지역에서 올 만큼 입소문이 났다.
요즘에는 무지외반증 환자가 SNU서울병원을 부쩍 많이 찾는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는 병이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를 기준으로 20도 이하 경증, 20~40도 중등도, 40도 이상 중증으로 구분한다. 통증이 약한 초기에는 보조기 착용이나 신발 교정, 진통소염제 복용 등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20도 이상으로 변형이 진행했고 통증이 오래가는 경우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SNU서울병원 족부전담팀은 수술 후 통증을 크게 경감시켜 환자의 일상 복귀를 앞당기는 치료에 노하우가 풍부하다. 대표적인 것이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MICA)’이다. 수술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내 실시간 X선 화면을 보면서 휜 뼈의 각도와 위치를 재접합한 다음,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SNU서울병원 이동오 원장은 “절개를 최소화해 큰 상처를 내지 않고도 뼈를 절골해 휘어진 발가락을 교정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며 “최근 관련 논문이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관련 학회에서도 주목받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휜 뼈를 교정하기 위해 피부를 3~6㎝ 째야 했지만, MICA 수술은 절골 부위나 나사를 박을 부분 3~5곳에만 2㎜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낸다.
김모(62·여)씨는 3년 전 다른 병원에서 광범위하게 절개하는 방법으로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았으나 재발했다. 수술을 받았는데도 엄지발가락의 휜 각도가 30도에 달했고 그에 따른 통증이 심했다. 수술 부위에 피부 유착이 진행돼 어려운 수술이 예상됐다. 다행히 환자는 SNU서울병원에서 절개하지 않고 미세한 구멍을 내 치료하는 MICA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빠르게 호전돼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골프를 치는 등 일상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그는 기존 수술 대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에 상당히 만족해했다.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 전(왼쪽)과 후 사진.
각종 족부 질환 치료 위해 병원 확장
MICA 수술은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미세한 각도 조절이 관건이다. 그러나 X선으로 찍힌 단면을 보며 계획한 대로 정확하게 각도 조절을 해야 하므로 충분한 수술 경험과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SNU서울병원은 MICA 수술 분야에선 이미 전국구다. 가장 왕성하게 수술하고 있는 단일 의료기관인 만큼 지방 병원 의료진들이 수술 참관을 자처한다.
MICA 수술은 절개 범위를 최소화함에 따라 수술 다음 날부터 깁스 역할을 하는 보조 신발을 신고 보행할 수 있다. SNU서울병원 유태욱 원장은 “입원 기간이 2~3일로 짧은데 이 기간에 환자들은 보조 신발을 신고 병동 복도를 걷거나 화장실을 걸어 다닌다”며 “수술 후 흉터나 통증이 적었던 환자들이 주변에 추천해 병원을 찾아오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보니 양쪽 발을 동시에 수술하는 비율이 환자의 절반 이상이다.
수술 전후 관리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따른다. 수술 전에는 대학병원처럼 오래 기다리지 않고 수술 당일 진료·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술 후에는 족부 질환 치료·재활 경험이 풍부한 회복 전담팀이 관리해 회복 속도를 앞당긴다. 그 결과 환자가 몰리면서 SNU서울병원은 개원 2년 만에 수술실·병실 확장 공사를 최근 시작했다. 서 대표원장은 “무지외반증뿐 아니라 족저근막염, 발목 관절염, 아킬레스건 파열 등 다양한 족부 질환 수술을 좀 더 전문적으로 시행함으로써 환자들이 치료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족부전담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4097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