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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잘 낫지 않는 테니스 엘보, 팔꿈치 불안정성이 원인일 수 있어 22.11.21 14:48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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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낫지 않는 테니스 엘보, 팔꿈치 불안정성이 원인일 수 있어 (정형외과 전문의 곽상호 원장)
오랜 기간 미용일을 해온 환자가 찾아왔다. 2년 전부터 우측 팔꿈치 통증이 지속되어 인근 병원에서 테니스 엘보 진단을 받고 약 복용, 주사와 물리치료를 해왔다고 했다. 치료로 약간의 호전이 있었으나, 일에 복귀한 3개월 후에는 다시 팔꿈치 통증이 처음보다 더 악화되어 잠도 잘 못 자고 세수 및 칫솔질까지도 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최근 주사치료를 다시 시작했으나 효과가 떨어져 10일 정도 후 통증이 재발하는 상태로 내원하였으며, 외래에서 진찰한 결과 팔의 외측 부위가 흔들리는 것이 (불안정성) 관찰되었다. X-Ray 검사로는 해당 부위의 만성 손상을 의미하는 석회질이 보였으며, MRI검사로 팔꿈치 관절 신전건 기시부와 함께 외측 측부 인대까지 손상된 것을 확인하여 건손상과 인대 손상이 동반된 ‘외측 팔꿈치 불안정성’으로 진단하였다.
팔꿈치의 외측에는 외측 측부인대, 외측척측 측부인대로 2개의 인대가 있고 이 위에 테니스 엘보의 원인인 신전건이 위치한다. 이 두 개의 인대 중 하나만 다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둘 다 손상되면 팔꿈치 관절이 벌어져 팔꿈치 바깥쪽 뼈가 불안정해지는 현상을 보인다. 심할 경우 팔꿈치가 뒤로 빠지기도 한다. 이 인대 손상을 ‘(외측) 팔꿈치 만성 불안정성’이라 불리며, 신전건 손상이 대개 동반되기 때문에 테니스 엘보와 상당히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급성 외상과 관련이 있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반복적 활동에 의한 미세한 손상이 누적된 것 때문에 발생해서 병력만으로는 쉽게 진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불안정성을 직접 진찰해 보고 필요하다면 영상 검사를 시행하여 인대 손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힘줄만 손상된 테니스 엘보와 달리 인대까지 손상된 팔꿈치 만성 불안정성은 힘줄을 재생시키는 주사나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주사치료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없고 오히려 약효가 떨어진 후 더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야간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 세면시 심한 통증, 근력의 심한 약화가 동반된다면 3개월 이전에라도 적극적인 이학적 검사 (신체 진찰)를 통해 관절 주변의 인대 상태를 파악해 보아야 한다. 또한 외래에서 진찰만으로 불안정성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통증이 오랫동안 심한 환자의 경우, 인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상 검사를 먼저 시행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초기에 팔꿈치 통증이 심하지 않은데 불안정성만 있다면 더 이상 인대 손상이 진행하지 않도록 일을 줄이고 보조기 치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이나 직업에 지장이 있는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신속한 회복을 위해 해당 인대를 부착 부위에 튼튼하게 봉합해 주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인대는 다른 보존적 치료에 쉽게 반응하거나 낫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수술을 보통 고려하게 되는데, 팔꿈치 인대 봉합술로 구조물을 단단히 부착시키고 회복되는 시간 동안 간헐적 고정을 한다면 다른 보존적 치료보다 오히려 빠른 시간 안에 직업 및 스포츠로의 복귀가 가능해질 수 있다.
테니스 엘보는 97%의 환자가 비수술적 치료로 잘 낫지만, 팔꿈치 만성 불안정성이 동반되어 있을 때에는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항상 추가적인 검사와 세심한 진찰이 필요하다. 특히 테니스 엘보로 수술하는 환자의 10% 이상은 불안정성이 동반된다는 결과도 있어서 해당 불안정성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향후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