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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뼈 절삭의 정확도가 생명… 로봇 인공관절수술, 비싼 값을 한다 22.11.30 10:4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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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절삭의 정확도가 생명… 로봇 인공관절수술, 비싼 값을 한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비싸다. 로봇암(Robot Arm)을 이용한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비용은 기존 인공관절수술보다 100~200만 원 더 비싸다. 병원에 도입하는 ‘로봇’ 자체가 웬만한 집 한 채 가격이며, 수술 시 사용하는 센서, 톱날 등 일회용 소독용품들도 더 비싸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선에 사용되는 NASA의 기술이 필요해서 일까? 아니면 굉장히 새로운 재료로 만들어서 그런 걸까?
무릎 인공관절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 로봇 인공관절수술(이하 로봇수술)은 2000년대 초반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여러 논문이나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0만 건 이상 이루어지는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성공적이고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지만 아직도 많게는 수술 환자의 10-20%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같은 수술을 하고 같은 인공관절 치환물을 사용하였는데도 만족도가 다른 이유는 디테일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인공관절수술은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환자의 만족도는 커진다.
인공관절 수술은 쉽게 얘기해서 뼈를 체중부하 축에 수직으로 커팅하여 지면과 평행한 관절을 만들어주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수술실에서 의사가 눈으로 1~2도의 각도 차이를 구별하기란 어려운 일이고, 이 오차를 그냥 허용하고 넘어가느냐, 아니면 보이지 않는 1~2도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0.5mm 깎는 것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완벽에 가깝게 수술을 하느냐에 따라 수술 만족도에 차이가 난다.
환자마다 다른 뼈의 크기, 휘어진 모양을 고려하여 치환물의 사이즈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너무 큰 사이즈가 들어가면 불편하고, 너무 작은 사이즈가 들어가면 불안정해진다. 거기에다가 인대의 균형이 적절하게 맞아야 평생 잘 쓰는 관절로 기능하기 때문에 수술실에서 집도의의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학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Art)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봇은 과학 기술이다. 계속해서 동일하게 재현해서 같은 방법으로 오차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로봇수술’은 이상점(Outlier)을 줄이는 역할, 그러니까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지의 축을 미리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감지하여 정확하게 일자 다리로 만드는 커팅 각도를 계산하고 가이드해주게 된다. 또한, 환자의 뼈 크기나 모양에 맞는 인공관절 사이즈를 제시해주고 인대균형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에 집도의의 고민을 덜어주어 염증 조직이나 튀어나온 뼈 조각을 제거하고, 인대 균형을 맞추는데 좀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즉, 예술을 완성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럼 환자의 만족도는 일괄적으로 상향평준화될 수 있다.
수술을 아무리 잘하는 의사라도 하루에 여러 명을, 매번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술할 수는 없다.로봇은 이러한 인간의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이다. 같은 시간 내에 로봇의 도움을 받아 정밀하고 완벽하게 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이 비싼 이유는 이러한 기술의 집약체가 녹아있는 비용, 예술과 과학이 접목되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만한 생각이 드는가? 선택에 맡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