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서울병원 뉴스
-
[헬스조선] 발목 인대 파열, 초기 치료가 관건…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이어져 23.06.21 09:04 4,203
-
운동 중 발목을 접질리면 ‘삐었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이는 대부분 ‘발목 인대 파열’을 뜻하는 것으로, 격한 운동, 갑작스러운 충격 등으로 인해 발목 인대가 파열되면 발목이 부어오르고 활동이 제한되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될 경우 심한 통증·열감은 물론, 이후에도 쉽게 발목을 접질리는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대 파열에 따른 만성적인 발목 불안정성을 방치하면 관절염 위험 또한 높아진다.
SNU서울병원 서상교 대표원장은 “발목 인대 파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관절염으로 진행돼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며 “검사를 통해 파열 정도를 파악하고, 환자 연령, 성별, 활동량 등을 고려해 적합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목 인대 파열 정도에 따라 통증·멍·부종 유발
뼈와 뼈를 연결하는 발목 인대는 짧고 강한 섬유성 조직으로, 관절 운동이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이뤄지도록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 중 발목을 접질리거나 발목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 관절 운동이 허용 범위를 넘어서면 발목 인대가 손상될 수 있다.
발목 인대 파열 증상은 인대 파열 정도에 따라 다르다. 인대가 파열되지 않고 충격만 받은 정도라면 발목이 조금 부어오르고 걷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발목 인대가 부분 파열됐을 경우 부기가 심해 활동이 제한되고 절뚝거리며 걷게 된다. 부상 정도가 심각해 발목 인대가 완전히 파열됐을 때는 심하게 부어오를 뿐 아니라 열감, 멍 등이 동반되며 걷는 것 또한 어렵다. 추후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발목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발목 인대 파열 환자 10명 중 2~3명은 인대 파열 후 만성적인 발목 불안정성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교 대표원장은 “급성 인대 파열 초기에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고 깁스, 보조기 등을 통해 발목을 고정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발목 고정은 줄이고, 운동량을 점차 늘려가면서 재활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열 부위·정도, 환자 연령·성별 고려해 맞춤 치료해야
발목 인대 파열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면 발목 불안정성으로 진행되면서 발목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검사를 통해 파열 부위·정도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우선 눈으로 부어오른 정도를 살피고, 부상 부위를 눌러 통증 여부를 파악한다. 이후 인대 파열이 의심되면 엑스레이 검사를 실시하며, 필요에 따라 파열 정도와 관절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CT·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서는 주사치료, 도수치료, 재활치료, 수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급성 발목 인대 파열로 진단돼도 수술 없이 일정 기간 깁스, 보조기 등으로 발목을 고정하고 재활 과정을 거치는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검사를 통해 인대 파열 정도, 파열된 부위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 성별·연령·활동량·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다. 서 대표원장은 “인대가 파열됐다고 무조건 수술을 하거나, 반대로 주사·도수 치료만 고집하는 등 환자에게 획일화된 치료법을 권해선 안 된다”며 “충분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환자 맞춤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절개 최소화한 ‘관절경 수술’, 회복 속도도 빨라
필요에 따라서는 곧바로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충분한 보존적 치료와 재활이 효과가 없을 때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평소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환자에게 인대 파열이 발생했거나, 발목 인대가 완전 파열돼 보존적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될 때도 수술을 고려한다.
이밖에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가는 발목 불안정성 환자와 인대 파열·발목 연골 손상이 동반된 환자, 경비인대·안쪽 측부 인대가 함께 손상된 환자 또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발목 인대 파열 수술에는 절개 수술, 관절경 수술 등이 있다. 절개 수술은 말 그대로 발목을 절개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것으로, 인대 주변에 뼈 조각이 있는 환자에게는 이 같은 수술법이 적합하다.
다만 절개 후 수술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손상되고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감염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파열된 인대 주변에 뼈 조각이 없을 때는 관절경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관절경 수술은 발목에 작게 구멍을 뚫은 뒤 관절경으로 인대 상태를 확인하면서 봉합하는 수술법이다. 관절경을 통해 관절 내부를 자세히 보기 때문에 인대 파열뿐 아니라 연골 손상, 관절 염증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절개를 최소화해 조직 손상과 흉터 발생 위험 또한 낮다.
절개 수술의 경우 회복까지 4~6주가 소요되는 반면, 관절경 수술은 수술 2~3일 뒤부터 보행 연습을 할 만큼 회복 속도 또한 빠르다. 서상교 대표원장은 “뼈가 울퉁불퉁 튀어나와 통증이 심한 경우엔 절개 수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불안정성이 심해 자주 발목을 접질리고 관절염 위험이 있는 환자는 관절경 수술이 적합하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수술이 가능한 만큼, 발목 인대 파열을 방치하지 말고 제때 치료받기 바란다”고 말했다.https://www.chosun.com/special/special_section/2023/06/21/PSGFW3J4BRGZLIEHQPNDLI3CL4/